난 2011년 1월, 서울 신사역에 치료와 문화가 접목된 공간인 미 플러스치과 앤 갤러리가 문을 열었다. 이번 프로젝트를 맡은 (주)디자인 인퍼는 진행에 앞서 사회의 전반적인 의식 흐름과 문화의 변화를 바탕으로 새로운 의료 공간을 표현하고자 했다. 단순히 치료만 받고 돌아가는 것이 아닌, 현대 문화공간이 주는 여유로움을 향유할 수 있도록 하여 환자들에게 치유의 의지를 일깨워 주고자 한 것이다.
깨끗한 신축 건물의 6층에 자리잡은 미 플러스치과 앤 갤러리의 외관과 로비에서부터 기존의 딱딱한 병원과는 차별성을 두어 마치 갤러리로 들어서기 전의 소중하고 즐거운 만남을 기대하는 마음을 공간에 표현하고자 했다. 이에 안정적인 컬러를 적용한 액자프레임 형태의 파사드를 조성하여 병원에 들어서는 환자의 심리적 부담감을 덜어주었다.
아울러, 내부의 안내 공간은 블랙 앤 화이트의 강렬한 컬러대비를 적용하여 입체감이 돋보이는 바코드 형태의 데스크로 이곳이 현대미술을 다루는 갤러리임을 대변하며, 청결한 치과의 이미지도 동시에 강조한다. 이곳의 공간 배치와 형태는 건축 양식인 바우하우스 시대의 건축 디자인 개념을 바탕으로 당시 대표적인 건축가들의 작품에서 강조되었던 선과 면 그리고 만들어지는 가변적인 벽면을 적용시켜 효율적인 공간으로 구성했다.
이 외에도 안내 공간을 지나면 탁 트인 대기실이자 갤러리를 만나게 되는데, 이 장소는 환자들이나 방문객들이 가장 오래 머무는 곳으로 안락한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 목재 마감재로 통일성을 주었다. 일반적으로 갤러리는 보통 화이트 컬러의 벽체를 사용하는 반면 이곳은 의료공간과 함께 공존하는 갤러리이므로 밝은 컬러의 목재 마감으로 공간을 보다 밀도 있고 안정감있게 조성한 것이 특징이다. 또한 전시를 편안하게 관람할 수 있도록 관람객들을 배려하였으며 작품을 보다 선명하고 밝게 강조하며 관람자의 시선을 집중시켰다.
뿐만 아니라 벽체는 일정한 높이를 유지하되, 천장과 맞닿아 있지 않아 오히려 공간이 넓어 보이는 효과를 주며 상담받는 환자들에게는 프라이버시를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이 외에도 전시공간 중심에 놓여있는 가구들은 회화작품 전시뿐만이 아닌 조소나 도자기류의 작품전시 용도로도 사용될 것을 감안하여 이동 및 설치의 다양한 실용성까지 담아냈다.
이렇듯, 디자이너의 컨셉트가 적극 반영된 대기실을 지나면 천장의 라운딩이 돋보이는 원형의 공간인 TBI실을 만나게 된다. 병원의 중심부인 이곳은 전시실과 치료실을 구분하는 역할을 하는데, 특히 치료실은 전시실과는 달리 간결하고 진솔함이 담긴 공간으로써 화이트 벽체를 이용하여 순수성 및 치과의 특징적인 의료행위인 심미성을 강조하고자 했다. 또한 의자 유닛 사이마다 감각적인 프린트가 적용된 유리칸막이를 배치해 환자간의 시선을 차단하였으며, 천장은 간접조명을 활용한 평온한 분위기로 연출해 환자들이 신체적, 심리적 안정감을 찾을 수 있도록 의도했다.
이처럼 디자이너는 기존의 획일화된 의료공간을 탈피하여 대중과 함께 호흡할 수 있는 문화와 치유가 접목된 공간을 구성함으로써 환자들이 치유에 대한 의지를 보다 굳건히 다질 수 있도록 했다.